폭풍처럼 살고 싶다!어깨에 잔뜩 힘 준 낙지대그빡 춘근이 고향장터에 나타난다. 2년만의 귀향이다. 또래들 중 처음으로 깜방이란델 갔다 온 그는 잔뜩 우쭐해져 있다. 애초부터 그와 공부는 상극이었다. 국민학교 때 이미 가방끈을 풀어버린 후론 줄곧 장돌뱅이로 굴렀었다. 이제는 정말 뭔가 큰일을 낼 수 있을 것같은 기분이다. 그런데 귀향 후 제일 먼저 들른 역전여관에서 그를 낙지대그빡이라고 부르는 묘한 갈보 옥희를 만난다. 기분 조옷같네!라고 투덜대면서도 이상하게 기분이 좋다. 그날 밤. 모표없는 모자에 명찰없는 교복차림의 윤호 역시 막차로 장터에 도착한다. 읍내에선 가장 잘나가던 모범생으로 타지에 유학간 예비 판검사 기대주였다. 그런 그가 사생아라는 굴레에 정신의 발목이 잡힌 후 좌절과 절망의 나락으로 ...